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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원했던 삼성, 미야모리 '과한 존재감'에 고민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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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새 아시아쿼터 미야모리 사토시에게 바랐던 것은 화려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다. 150㎞를 웃도는 강속구로 타선을 압도하거나, 필승조로 합류해 7~8회를 책임지는 에이스급 활약까지 기대한 것은 애초에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승패가 기울어진 경기에서 조용히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과 필승조 사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것. ‘있는 듯 없는 듯‘ 제 몫만 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미야모리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너무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고 있다.

미야모리는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첫 등판부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고 홈런까지 허용하며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데뷔전 특유의 긴장감과 적응 문제를 고려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성적이었다. 삼성도 단 한 경기만으로 아시아쿼터 투수의 운명을 판단할 생각은 없었다.

문제는 두 번째 등판에서 불안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미야모리는 0.2이닝 동안 3피안타(2홈런)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첫 경기에서 보였던 불안 요소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됐다.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장타를 맞았고, 볼넷도 빠지지 않았다. 삼성이 미야모리에게 기대했던 역할과는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였다.

삼성은 미야모리를 ‘우승의 마지막 퍼즐‘로 데려온 것이 아니다. 아시아쿼터 선수에게 그런 무게를 지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미야모리는 2022년 라쿠텐 입단 후 2군에서 17세이브를 기록했고, 1군에서도 22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성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22~2025년 NPB 1군 통산 성적은 69경기 2승3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0, WHIP 1.55였다. 올 시즌 오이식스 니가타에서도 17경기 5승5패 평균자책점 4.36, WHIP 1.44를 기록했다.

처음부터 리그를 지배할 투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삼성에게 맞았다. 기존 전력이 탄탄해 미야모리 한 명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필요가 없었다. 5~6회 선발이 일찍 내려간 경기에서 2이닝을 버텨주고, 점수 차가 벌어진 경기에서는 필승조 대신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해 주는 정도면 충분했다.

특히 삼성처럼 타선의 힘으로 후반 반전을 노릴 수 있는 팀에게 이런 투수의 가치는 적지 않다. 3점 차 리드를 유지하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지만, 순식간에 6~7점 차로 벌어지면 경기는 사실상 끝난다. 추격조의 역할은 승리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패배의 크기를 키우지 않는 데 있다.

14일 한화전이 바로 그 중요성을 보여줬다. 미야모리가 큰 점수 차에서 안정적으로 이닝을 정리했다면, 삼성은 뒤이어 나올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 하지만 0.2이닝 4실점으로 오히려 추가 투수가 필요해졌다. 쉬어야 할 불펜까지 다시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추격조나 롱릴리프에게 가장 피해야 할 장면이다. 이 위치의 투수에게 무실점이 필수인 것은 아니다. 2~3이닝을 던지며 1~2점을 내주는 것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기를 더 망가뜨리지 않는 것이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주자를 쌓으며 다른 불펜을 불러내면,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삼성이 미야모리에게 원했던 것도 바로 이런 ‘계산이 서는 투구‘였다. 8회를 지켜야 하는 것도, 세이브를 따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특별한 기록이 남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선발과 필승조 사이에서 조용히 아웃카운트를 지워주고, 하루쯤 불펜의 어깨를 쉬게 만들어 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있는 듯 없는 듯‘한 투구가 가장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정반대다. 두 경기에서 모두 실점했고, 홈런만 3개를 허용했다. 볼넷까지 섞이면서 단순히 운이 없었다고 넘기기도 어렵다. 특히 두 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조차 채우지 못했다. 삼성은 미야모리를 내세워 불펜을 아끼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다른 투수를 다시 투입해야 했다.

물론 두 경기만으로 실패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 일본에서 막 건너온 투수에게 KBO리그 타자들과 스트라이크존, 공인구 등에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첫 등판에서 긴장했고, 두 번째 경기까지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내용은 가볍게 볼 수 없다. 미야모리는 필승조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문제가 되는 투수가 아니다. 삼성도 당장 그런 역할을 요구하지 않았다. 문제는 가장 낮게 설정했던 기대치에도 아직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쿼터 투수에게 왕옌청처럼 10승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유토처럼 홀드와 세이브를 쌓아야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삼성처럼 기존 전력이 좋은 팀에서는 평범하게 자기 역할만 해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성공 기준일 수 있다.

그래서 미야모리의 초반 부진이 더욱 아프다. 큰 점수 차에서 별다른 사고 없이 경기를 끝내주면 됐다. 선발이 일찍 내려간 날 2이닝 정도를 맡아주면 됐다. 필승조를 하루 쉬게 만들어 주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아직은 자신이 불펜을 쉬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불펜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삼성이 미야모리에게 원했던 존재감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좋은 의미에서 눈에 띄지 않는 투수. 등판했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조용히 자신의 이닝을 정리하는 투수.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하지만 KBO리그 첫 두 경기에서 미야모리는 너무 선명하게 이름을 남겼다. 문제는 그 존재감이 삼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다만 미야모리가 먼저 증명해야 할 것도 분명해졌다. 특급 필승조가 될 수 있느냐가 아니다. 큰 점수 차에서 경기 하나를 조용히 끝낼 수 있느냐다.

‘있는 듯 없는 듯‘하면 충분했다. 지금 미야모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다시 그 평범함부터 되찾는 일이다.



"있는 듯 없는 듯" 원했던 삼성, 미야모리 '과한 존재감'에 고민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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