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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새 역사 뒤 터진 대표팀 논란…한국 축구, 이번에는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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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환하게 웃어야 할 밤, 대표팀 내부에서는 또 다른 신호가 나왔다.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151경기 만에 59번째 골을 기록하며 차범근이 보유했던 기록을 넘어섰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경기 이후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등 이른바 ‘96라인‘을 둘러싼 대표팀 은퇴설이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선수는 없다. 일부 선수들이 동료들에게 대표팀을 떠나는 것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온 수준이다. 그럼에도 단순한 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대표팀 핵심 선수들이 내놓은 발언이 가볍지 않다.

특히 황인범이 밝힌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는 말은 대표팀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만든다. 김민재 역시 개인보다 팀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선수들의 발언만으로 대표팀 내부의 갈등 원인이나 특정 인물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섣부르다. 다만 오랜 기간 대표팀의 중심축으로 활약해온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팀의 결속과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갈등의 존재보다 이를 해결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대표팀은 각자 다른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짧은 기간 모여 경기를 준비하는 조직이다.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조율하고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느냐는 것이다.

북중미 월드컵 실패 이후 대한축구협회 수장과 감독이 교체됐다. 하지만 지도자와 인물이 바뀌었다고 조직의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불편함을 전달할 통로, 의사결정 과정, 선수단 내부의 원칙과 규율까지 함께 손봐야 변화가 완성된다.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가 주어졌다. 임시 사령탑으로 제한된 시간 속에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선수단 관리와 소통 역시 피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협회 역시 ‘임시 감독‘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문제를 다음 정식 감독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지금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팀을 둘러싼 선후배 문화 역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영광과 경력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후배들의 의견을 막는 권위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후배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과 팀의 규율을 지키는 책임을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특정 세대를 의미하는 ‘92라인‘, ‘96라인‘이라는 구분 역시 대표팀의 기준이 될 수 없다. 선수들은 출생연도가 아니라 현재 대표팀에서 맡은 역할과 행동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특정 선수에게 모든 책임을 집중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강인을 둘러싼 각종 추측처럼 확인되지 않은 과거의 상황이나 발언을 확대해석하면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대표팀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한 명의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장 손흥민에 대한 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에 남긴 업적과 헌신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A매치 59골이라는 기록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주장 완장은 과거의 공로를 기념하는 상징이 아니라 현재 선수단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다. 팀의 상황과 리더십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 이름값과 관계없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대표팀 내부의 모든 문제를 주장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 역시 올바른 접근은 아니다.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어려움을 이야기할 권리는 있지만 동시에 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책임도 있다.

한국 축구가 참고할 사례는 적지 않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스타 선수에게도 팀의 원칙을 요구하며 감독이 선수단을 통솔할 수 있는 권한을 중요하게 여겼다. 반대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프랑스는 선수단 내부 갈등과 집단 훈련 거부 사태가 겹치면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결국 좋은 선수들을 모으는 것만으로 강한 대표팀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원칙과 신뢰, 그리고 이를 실행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에도 이제는 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

협회는 선수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대표팀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와 그동안의 대응 과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감독과 선수단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할 역할을 명확히 하고, 훈련과 생활, 언론 대응 과정에서 지켜야 할 공통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문제가 확인된다면 선수의 이름이나 경력, 세대를 따지지 않고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감독에게도 선수단을 관리할 권한만큼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 7일 시작된다. 불과 석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대표팀은 다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번에도 갈등을 잠시 덮고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내치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을 둘러싼 잘못된 관행과 불투명한 소통 구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을 바로잡는 일이다.

손흥민의 59번째 골은 한국 축구가 지나온 역사를 보여줬다. 반면 대표팀을 둘러싼 선수들의 고민은 앞으로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찬란한 기록과 불편한 현실을 따로 볼 수 없다. 한국 축구가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번에는 갈등을 봉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의 원인을 끝까지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손흥민의 새 역사 뒤 터진 대표팀 논란…한국 축구, 이번에는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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