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산책 나가면서 도핑 거부”...본드로우쇼바 4년 징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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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검사를 거부해 4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전 윔블던 챔피언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7·체코)의 사건 경위가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 독립 재판부의 보고서에 의해 낱낱이 공개됐다.
영국 BBC는 1일(한국시간) ITIA가 사건에 대한 전체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핑 검사관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본드로우쇼바의 자택을 방문했다. 그러나 본드로우쇼바는 인터폰을 통해 “문을 열어주지 않겠다”며 검사를 거부했다. 이후 그는 에이전트에게 전화해 도핑 절차를 문의하고, 남자친구에게는 비속어를 섞어가며 검사관이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약 10분 뒤, 본드로우쇼바는 반려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밖으로 나와 검사관과 대면했다. 그는 검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거부 확인서에 서명했다. 재판부는 “선수가 스트레스와 불안 상태에서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여 내린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이 거부 행위에 대해 “설득력 있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본드로우쇼바는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주요 항변 사유로 내세웠다. 그는 야간에 홀로 집에 있는데 검사관이 신원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찾아와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자택에서 흉기 습격을 당했던 같은 체코 출신 선수 페트라 크비토바의 사례를 거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본드로우쇼바가 거주하는 지역이 비교적 범죄가 적은 곳이라는 점, 그리고 잠재적 위협을 인지한 사람이 반려견을 산책하러 나가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에이전트나 남자친구와의 연락 내용에서도 안전 우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으며, 크비토바 사건과의 비교는 ‘과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본드로우쇼바는 도핑 검사의 ‘절차적 정당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 규정에 따라 지정된 1시간의 시간대 밖에서 검사관이 방문했으므로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WADA 규정에는 제출한 시간대가 아닌 때에도 검사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본드로우쇼바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ITIA는 그가 2018년 이후 83차례나 도핑 검사를 받은 점을 들어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ITIA는 “불시 검사는 ‘클린 스포츠’를 지키기 위한 필수 도구”라며, 이번 사건은 선수가 언제 어디서든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거부 시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ITIA는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을 근거로 지난 6월 본드로우쇼바에게 4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현재 본드로우쇼바는 오는 8월 11일 마감 시한 전에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그의 세계 랭킹은 135위까지 추락했다. 그는 2023년 윔블던에서 시드 없이 출전한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여자 단식 챔피언에 등극하며 커리어 최고인 랭킹 6위까지 올랐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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